여자나이 40은 불혹인가? 부록인가?
40세 전후(35세 - 44세)의 여성들을 가르켜 '어라운드40' 또는 줄여서 '아라포'라고 지칭한다.
(아마미유키/ 후지키 나오히토 / 오오츠카 네네 출연)
일본의 버블세대에 대학을 다닌 이 나이대의 여성들은 일, 결혼, 사랑, 출산 등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했던 풍족한 시기에 20대를 보낸 여성들. 39세의 독신으로 정신과 의사라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주인공은 남부러울 것없는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40을 앞두고 출산리밋이라는 여성의 시장가치로 인해 결혼에 대해 초조한 마음을 갖게 된다. 또한 이 드라마는 비단 39세의 전문직여성만이 아닌,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39세의 전업주부 친구를 통해, 가정과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치와 자아발견이라는 명제를 놓고 생각하게 만든다.
(같은 주부로서 완벽한 직업의 주인공보다 조연으로 나오는 이 친구의 변화에 대해 공감가고 관심이 쏠린다)
40넘어서 쩐(돈)없으면 인간취급 못받는다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불변의 진리인가?
그나마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20대 못지않은 미모와 경제력을 갖추고 있기에 6세 연하의 꽃미남 직장부하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 좀더 수월했던 것은 아닐까?
또한 친구로 나오는 전업주부도 중산층의 삶은 사는(단독주택에 살며 아이를 사립학교에 보낼정도의 삶) 여성으로 그녀의 사회진출은 가정에서의 부속품같은 자신의 삶에 염증을 느끼고 생계보다는 자아실현을 위한 것에 가깝다.
이유야 어찌됐든 20대가 30세를 맞이하는 진통만큼이나, 30대의 여성들 역시, 결혼 또는 직장에서의 사회적 성공을 했다고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닌듯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아무리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다 한들 결혼이나 출산을 하지 않으면 반쪽의 성공일 뿐. 사회적 편견에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 드라마는 잘 보여준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을 했다하더라도 사회와 소통하지 않는 전업주부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는 부속품같은 삶에 괴로워한다. 30대를 바친 결과가 고작 가정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삶이라는 것에 괴로워하고 고민한 끝에 나름대로 사회진출에 갈증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곧 그나이 또래의 전문직 독신여성들이 가진 경제적 여유로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니, 결국 또 '돈'이다.
40살이 되려면 아직 5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나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인생을 너무 안이하게 산 것은 아닌가. 5년이라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텐데 나는 결혼한 것 말고는, 아직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다. 30대의 결혼으로 꾸민 출산과 가정생활, 여성의 사회적 성공과 경제력 등 40살에 여유로운 미소를 짓기 위해서는 여자는 남자보다 더욱 힘들고 바쁜 삶을 이어나가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본편이 아닌 부록이 주는 진정한 꿀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사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