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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맛있는 영화, 카모메식당 - 식객이나 대장금처럼 요리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맛있는 영화,
카모메 식당 소개합니다.


카모메 식당이라는 일본 영화를 봤다. '카모메'는 갈매기라는 뜻이다. 북유럽 핀란드 헬싱키에 작은 식당을 개업하고 운영하는 사치에라는 아줌마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 영화는 절대 배고플때 보면 안된다. 식당이름이 제목일만큼 영화내내 일본요리들이 등장하는데 하필 잠안오는 새벽에 보는바람에 배고파 죽는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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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의 전경>


상체만 보면 정말 단아한 마스크의 사치에 아줌마는 키가 무지 작다. 오죽하면 동네에 사는 핀란드 아줌마들이 어린이라고 생각했을 정도. 어쨌든 단아하고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합기도로 단련되신 몸이라 건장한 남자를 단번에 눕힐 정도의 강한 체력의 소유자. 그러나 이 아줌마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요리솜씨!!
자, 이제부터 카모메 식당의 주요메뉴들을 눈으로 먹어보자.


1. 계피롤
개업하고 한참이 지나도록 손님이 없는 이 식당에 뭔가 새로운 메뉴를 생각하다가 만들게 된 계피빵. 정말 먹음직스러운 이 계피빵은 핀란드인의 후각을 자극시키는데 대성공! 매일 이 식당을 밖에서 구경하며 씹어대던 핀란드 아주머니 세명이 이 계피빵 굽는 냄새에 취해 결국 문을 열고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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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스러운 계피빵>


2. 주먹밥(오니기리)
일본의 소울푸드인 이 오니기리는 사치에 아줌마가 미는 카모메식당의 메인메뉴이다. 큼지막한 주먹밥안에는 연어, 매실짱아찌 등등 속재료가 들어가는데 참 먹음직스럽다. 처음에 낯설어하던 핀란드 손님들도 나중에는 오니기리를 잘먹게되고, 아줌마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오니기리에 얽힌 아버지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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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울푸드, 오니기리>


3. 커피
커피를 만들때 '코피루악'이라는 주문을 걸어보자. 이 주문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주문으로 이 주문을 걸고 만든 커피는 그 맛이 일품이다. (찻잔모양의 저 커피 머쉰이 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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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커피를 위한 주문, '코피루악'>


4. 연어구이
사치에 아줌마가 하필 핀란드에 식당을 개업하게된 이유는 연어때문이다. 인도는 카레, 한국은 불고기와 김치, 이태리는 피자 파스타가 유명하듯 핀란드는 연어가 유명한데,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아침메뉴또한 연어라는 것.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는 일본인의 입맛과 핀란드인의 입맛이 다르지않다는 점에 착안하여 핀란드에 오게 된 것이다. 그래, 생선은 이렇게 석쇠에 구워야 제 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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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와 일본의 공통점, 연어>


영화에 대한 감상은 내 머릿속에 세가지로 정리되었다.

첫번째, 핀란드(북유럽)에 가고 싶다.
카모메 식당의 하늘색과 헬싱키의 푸른 하늘. 평화로운 북유럽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북유럽스타일의 식당 인테리어 디자인과 색감, 주방기구와 가구들이 눈길을 끌었다. 일본사람들이 유난히도 유럽을 좋아하고 동경한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는데, 실제로 이 영화가 만들어지게 된 시점도 일본에 북유럽 직항노선이 생기면서 비행시간이 상당시간 줄어들게 된 것과도 일치한다는 점이 재미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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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카모메식당의 음식이 먹고 싶다.
카모메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가 사치에 아줌마가 타주는 커피와 계피빵, 오니기리, 연어 스테이크 등을 맛보고 싶다는 것. 이 대목에서, 식객과 대장금을 능가하는 식욕을 자극하는 식탐영화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ㅋㅋ 이런 기분은 이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지 않을까? 그런점에서 본다면 유독 일본의 쏘울푸드인 오니기리 메뉴를 고집하며 일본의 문화와 쏘울(정신)을 전하려는 사치에 아줌마의 숨은 의도(어쩌면 감독의 의도)가 대략 성공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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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40대 이후 중년여성의 삶에 대한 고찰
나도 주부이고 여자라서 그런지몰라도 사치에 아줌마를 보면서, 이렇게 사는 방법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년의 나이에,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자기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손님들을 보며 기뻐하고 정성껏 음식을 만드는 아줌마의 여유로움. 이렇게 노년을 보내는 것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식당에서 우연히 일을 도와주게된 미도리와 마사코는 이런 사치에를 보며, '좋아하는 일을 해서 좋겠어요'라며 부러워하지만, 막상 사치에의 대답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좋아한다 = 싫어하지 않는다' 같은 말인듯하면서 확 다른 느낌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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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오는 세 명의 아줌마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다. 그 사연이 무엇인지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머나먼 이국땅에서 홀로 식당을 운영하는 사치에 아줌마.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눈감고 찍은 곳이 핀란드라서 왔다는 미도리 아줌마. 병든 부모의 이별하게 되며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마사코 아줌마. 모두다 외로움을 지닌 사람들이지만 밝고 따뜻하다. 평범한듯하지만 들여다보면 하나하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는, 이땅의 모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영화. 카모메 식당에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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